‘성’ 문제가 우리사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성매매 근절 차원에서 집창촌을 폐쇄하고 있으나 성매매 산업은 역설적으로 번창하고 있다. 성 관련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들까지 성매매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시행 8년째를 맞는 성매매특별법. 그러나 특별법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성’ 문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집창촌(성매매집결지)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경찰의 단속이 계속되면서 집창촌의 규모와 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1951년에 조성된 ‘춘천 난초촌’의 성매매 종사자는 지난 2004년 126명에서 현재 42명으로 급감했다.

‘원주 희매촌’의 종사자도 2004년 95명에서 2006년 73명, 2009년 42명, 2012년 23명 등으로 감소 추세다.

‘속초 금호실업’도 2004년 39명에서 현재 12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태백 대밭촌’은 2004년 23명에서 현재 10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파트형 집창촌이었던 ‘동해 부산가’는 사라졌다.

그러나 성매매 산업은 오히려 번창하고 있다. 집창촌이 감소하는 것과 정반대다.

집창촌에 대한 단속이 오히려 ‘유사 성매매 업소’를 늘리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이후 주택가 등지로 침투한 유사 성매매업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집창촌이 사라지면서 ‘성매매 바이러스’가 사회 전체로 확산된 셈이다.

성매매는 마사지 휴게텔과 안마시술소, 주택가 원룸 등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흥주점의 속칭 ‘2차’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춘천길잡이의 집’이 도내 집창촌과 유흥업소 135곳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2011년 성매매없는 클린강원만들기 사업)에서도 관련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조사 결과, 여성종사자 1명이 하루 평균 2∼3명의 남성을 상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 길잡이의 집 관계자는 “집창촌의 수와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유흥, 단란, 가요주점 등 산업형 업소는 오히려 번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매매 사범도 급증하는 추세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적발된 성매매 사범은 308건에 37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나 급증했다.

춘천 길잡이의 집 라태랑 소장은 “유흥업소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성매매 업소가 더욱 늘었다”며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는 추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koreash@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