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채팅 앱이 청소년 성매매 등 성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5일 스마트폰 랜덤채팅앱의 실태를 알아보고자 한 앱을 다운받아 직접 가입해봤다.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별도의 개인정보 입력은 필요하지 않았으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대화명만 생성하면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19세 여성으로 위장해 해당 앱에 접속하자 남성들의 끊임없는 성적 농담과 성매매 제의 등이 이어졌다.

남자는 ‘ㄴㅈ’, 여자는 ‘ㅇㅈ’, 콘돔 미착용은 ‘노콘’이라는 식의 은어들로 그들만의 전문적인 채팅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짜고짜 신체의 특정 부위 등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달라는 황당한 요구가 이어지는가 하면 한 남성은 ‘당장 만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릉의 한 모텔촌 앞에서 이 모(21)씨가 10대 여성 2명과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조건 만남을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10대 여성 2명을 폭행하며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10대 여성들은 “맞아서 멍이 들었다”며 “하기 싫은데도 (조건만남을)해서 15만원씩 계속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위반 혐의로 이씨를 입건하고 10대 여성들은 쉼터로 인계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청소년들의 성매매 유입이 늘면서 청소년 대상 성매매 적발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성매매 총 검거건수는 9583건에서 지난해 8977건으로 줄었지만 청소년 성매매 사범 검거 건수는 같은 기간 528건에서 1290건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성매매 사범 357명을 적발했다. 도내 성매매 사범은 지난 2013년 314명에서 2014년 420명으로 늘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성매매 대부분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채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채팅 앱을 매개로 한 성매매는 물론 음란물 공유와 퍼나르기 등도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식 kyungsik@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