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 따라 잠정결정 … 시민단체 - 업주 온도차
"부당이익 환수" "생존권 보장" … 시, 원만한 합의 고심

▲ 수원역 인근 성매매여성 집결지 골목 전경.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폐쇄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역세권 개발계획에 맞물려 집결지 폐쇄가 잠정적으로 결정되자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놓고 관련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제 때 유곽으로 만들어진 수원역 집결지는 성매매의 장소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60~70년대에는 여성 인권 유린의 현장이기도 했고 80~90년대에는 성산업이 확대되면서 규모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수원역이 도시교통의 중심지가 된 후,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집결지 폐쇄가 추진되고 있다. 해당지역은 매산동·고등동에 걸친 2만1600㎡로 수원시의 현황조사에 따르면 현재 99개 업소에 약 200여명의 성매매여성이 있다. 

수원시는 2018년 사업착수를 목표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을 통해 정책추진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도시재생종합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 '수성엔지니어링'이 연구용역을 맡아 6월부터 밑그림그리기에 착수한 상태이다. 

집결지 폐쇄에 대해 시와 시민단체, 집결지 업주의 입장은 현재 매우 다르다.

시민단체들은 28일 수원여성문화공간 '휴'에서 <수원역집결지 폐쇄 및 여성인권지원을 위한연대>(이하 여성인권연대) 발대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여성인권연대는 그동안 불법으로 이익을 취해온 해당지역의 건물주, 토지주들이 재개발이나 뉴타운 건설로 인한 땅값상승으로 개발수혜를 받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해당자 처벌과 부당이익 환수, 추징 등 강력한 법적, 행정적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주여성에 대한 전업, 자활지원을 위한 여성긴급조례 제정을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연대와 대척점에 서있는 성매매업소의 업주모임인 '한터' 수원시지부는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시에 개발계획취소나 타 지역으로의 이주, 혹은 적정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터 측은 시와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저항하겠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한편 사업을 실질적으로 실행해야 할 시는 사업이 극단적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해결책을 고심하는 한편 협상을 통한 조율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도심개발연구용역이 내년 2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아직은 뚜렷한 밑그림이 마련되지 못했으나 주무부서인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과 여성정책과에서 관련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 이재면 단장은 "현재 재산권문제 때문에 주민동의를 구하는 단계이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여성정책과 김선경 건강가정팀장은 "여성가족부에 자활지원센터 설립을 신청한 상태이며 내년에 지원조례를 만들 계획이다. 성매매여성 1인당 760만원까지 자활지원을 할 수 있다. 쉼터나 그룹홈을 통해 주거지 지원도 가능하다"며 "법률지원으로 빚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결지여성들의 수입규모를 고려할 때 시의 자활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경기도내 집결지는 성남시가 중동지역 폐쇄를 추진했으나 아직 존치되고 있으며 파주 용주골과 법원20포가 정비예정지역이다. 동두천 생연리와 평택 삼리는 현재 정비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이다. 


/양훈철 기자 ya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