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알몸서약 사진, 음란 동영상을 찍게 한 이들이 잇따라 법원으로부터 선처를 받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28일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여자 초등생에게 음란 동영상을 찍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A씨(42)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2년6월)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3년간 신상정보공개도 명령했다.

A씨는 2013년 11월 피해 초등생에게 자기와 의남매를 맺으려면 ‘알몸서약’을 해야한다면서 이 학생의 알몸사진을 전송받았고, 이어 음란 동영상을 찍게한 뒤 이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아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피해학생은 스마트폰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C씨로부터 알몸 동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요구를 받고 이에 응했다. 하지만 C씨가 지속적으로 촬영 및 전송을 강요하고, 기존 동영상을 학교 친구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자 이같은 내용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려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A씨는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B양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A씨는 “고 3학년이 될때까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해 주겠다. 그렇게 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요구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이전에 B양이 C씨에게 전송했던 동영상까지 전송받아 보관해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건전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이같은 범행을 당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씨가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하면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지법 제12형사부(한재봉 부장판사)는 가출한 여자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청소년 D군 등 2명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1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D군 등은 지난해 2월초 가출한 청소년(여·14)에게 성매매를 시킨 뒤 화대를 나눠 가졌고, 피해자에게 계속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D군 등은 오갈 데 없는 이 피해 청소년의 사정을 악용, 소문을 내겠다며 겁을 줬고 피해 청소년의 아버지에게는 딸을 찾아 주겠다며 돈까지 요구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