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영업 알면서 건물임대해 준 의사 벌금형

파이낸셜 뉴스.   기사입력 2014-03-12 13:16기사수정 2014-03-12 13:16

세입자의 성매매 영업을 알면서도 건물을 계속 임대했다면 건물주에게 성매매 알선 혐의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는 세입자가 부업으로 성매매알선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년간 건물을 임대해 준 혐의로 기소된 주모(의사, 64)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억1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 신림동 소재 한 빌딩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던 주씨는 건물 5,6층을 10년 넘게 안마시술소 운영자에게 임대해줬다. 이 시술소는 지난 2012년 8월 성매매혐의로 경찰서에 적발됐다.

대법2부는 "주씨가 건물 5,6층이 성매매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대해 성매매 영업장소를 제공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성매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영업뿐 아니라 부수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에도 이에 해당된다"며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구체적 사실까지 인식할 필요없이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과정에서 주씨는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지 못했다. 확실히 알면서 건물을 제공한 경우에만 처벌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지난 2005년 건물 관리소장이 '안마시술소에 아가씨가 있고 하는 걸 보니 여자장사 하는 거 아니냐'는 보고를 받고서도 '그래요'라는 답변만 했다"는 점을 들어 "미필적으로나마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계속 건물을 임대하는 등 영리목적으로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