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같은 유흥주점들이 가짜 분식집 영수증을 끊어주도록 해 탈세를 돕는 유령업자가 활개치고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SBS가 8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상섬동 룸살롱 밀집지역의 A룸살롱에서는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룸살롱에 다녀간 흔적은 남지 않는다”며 안심을 시킨다.

룸살롱 종업원은 SBS와 인터뷰에서 “유흥(주점)이 아니라 일반음식점으로 봉사료 (항목) 없이 나가는 카드 단말기가 하나 더 있다”고 말했다.

이 룸살롱에서 결제하면 영수증엔 분식집에서 쓴 것으로 나오는데 영수증에 찍힌 분식집은 엉뚱하게도 주택가에 있는 연립주택이었다.

강남세무서 조사결과 이 가짜 분식집은 룸살롱 6곳과 거래하면서 한 달간 3억 원 가까운 술값을 대신 결제했고, 한 달 주기로 주소를 옮겨가며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수도권 룸살롱 12곳이 석 달간 허위로 전표를 끊은 매출액이 11억원에 육박한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룸살롱 대표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잠적한 40대 유령 업자에 대한 계좌 수색과 체포에 나섰다.

이 룸살롱 업소에서 쓴 신용카드들을 분석해봤더니 상당수가 법인카드였다고 SBS는 보도했다. 법인카드 사용자와 유흥업소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룸살롱 종업원은 법인카드로 계산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법인카드는 정말 문제없다. (손님이) 거의 비즈니스(손님)인데 문제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술 마신 뒤 성매매까지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쓴 것처럼 결제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관공서와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유흥비 결제에 쓰지 못하도록 이른바 '클린 카드'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렇게 업종을 바꿔서 결제해주니 무용지물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유흥주점은 매출액의 30%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일반 음식점으로 결제하면 10%가량의 세금만 내면 되고, 위장 가맹점에 수수료 10%를 주더라도 세금을 덜 내니까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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