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홈 > 자료실 > 성매매뉴스읽기
| [인터뷰]성매매 당사자 네트워크 '뭉치' |
|---|
작성자 :
|
등록일 : 2013.04.05 | 조회수 : 1448 |
|
여성신문. 1232호 [특집/기획] (2013-04-04)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ksh@womennews.co.kr) 우리 목소리가 당신의 편견을 바꿀수 있기를
성매매는 여성 개인이 아닌 구조의 문제 “‘무한발설’은 성매매에서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장입니다. 성매매에 대한 경험이 모두 동일하지 않고, 자기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다르죠. 우리의 경험을 우리가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말하는 통로가 ‘무한발설’입니다.”(마루)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성매매 당사자 네트워크 ‘뭉치’ 회원들이 자신들의 성매매 경험을 대중과 나누는 집담회 ‘무한발설’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6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100여 명이 모였던 첫 번째 무한발설에서 뭉치 회원들은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시원하게 ‘까발렸다’. 성매매와 성폭력은 어떤 관계인지, 성매매를 왜 ‘선택’하게 되는지, 알선업자와 성 구매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등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당사자 입장에서 이야기했다. 이후 올해 3월 27일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 60여 명의 지역 여성·시민단체 활동가와 지역신문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두 번째 무한발설이 열렸고, 앞으로 6월까지 대구, 대전, 부산, 수원 등 전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4일에 개최된 세 번째 무한발설 시작 전 여성신문이 뭉치 활동가 마루, 지음, 엠케이, 심통을 만났다. 이들은 이름 대신 각자 원하는 별명을 사용한다.
-뭉치에게 무한발설의 의미는
지음 “우리는 계속 있었고, 계속 활동했는데 없는 것처럼 보였어요. 우리가 여기 존재하고 있고 실제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왜곡돼 보도되는 경우도 많아 우리의 목소리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엠케이: 2006년 뭉치가 모이면서부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내면서 직접 이야기를 해보자고 계속 논의해 왔습니다.
마루: ‘성매매’ 하면 모든 시선이 여성에게만 집중됩니다. 구매자와 알선업자에게 쏠려야 하는 시선이 여성에게만 가는 거죠. 또한 성노동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성매매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춥니다.
지음: 성매매는 마치 여성들의 자발적 선택으로 그 공간에 여성들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성매매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나 폭력 구조는 온데간데없고 그 안의 여자들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죠.
엠케이: 우리는 누구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과 정보, 혹은 한쪽으로만 치우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다른 쪽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어요. 피해 사실보다는 성매매의 구조나, 누가 누구에게 피해를 당하는지 말하고 싶은 거죠.
심통: 탈성매매 이후 여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얼마나 힘든지도 같이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 성매매 안에 있는 여성들 또한 그런 두려움이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대중 앞에 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지음: 누군가 대변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얼굴을 드러내놓고 100명이나 되는 대중에게 말한다는 것에 감격이 컸어요. 한 회씩 무한발설을 진행할 때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루: 1회 때는 이야기를 했지만 2회 때는 객석에서 듣는 입장이었어요. 앞에 선 사람들은 웃으면서 통쾌하게 말하는데 듣는 나는 눈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심통: 처음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피해 사례를 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무한발설을 계속 하면서 내가 사람들에게 정말 알려주고 싶은 게 어떤 것인지 스스로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지음: 우리가 웃으면서 얘기해도 우는 이들이 있어요. 당사자들이죠. 그들에게는 남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거나 갑자기 울기도 합니다. 성매매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가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웃으면서 답하거나 심각한 표정을 짓는데 당사자들은 특유의 공감대가 있어요.
엠케이: 그걸 보면서 우리도 울먹거려요.
지음: 앞에 서서 이야기할 때 뭉치 회원들이나 당사자들을 보면 힘을 받아요. 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남다른 눈빛을 보내면 ‘그래 이게 내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지. 내가 틀린 게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 고맙고 지지가 됩니다.
엠케이: 객석에 앉아서 앞에 나가 말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워요. 앞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거든요. 안정된 공간에서 진행하지만 자기 얼굴을 알리고 당사자라는 걸 밝혀야 하는 일을 내가 나가서 함께 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지음: 올해는 우리의 입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해요. 우리의 이야기를 잘 듣고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요. 여성 국회의원이나 교수들과도 함께 무한발설을 진행해볼까 합니다.
마루: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이 심한 상황에서 무한발설을 통해, 우리와의 만남을 통해 그런 편견을 깨나가고 싶어요. 사람들과의 소통은 책과 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
||
| 첨부파일 : | ||
| 이전글 | 여성채무자 감금하고 성매매 시킨 사채업자 검거 |
| 다음글 | 성매매 알선 2번 적발시 영업장 폐쇄 추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