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4332-2xxx 경기권 위험! 경찰입니다. 안 받는 게 상책입니다.'

5일 국내 최대 인터넷 성매매 포털 B사이트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성매매 업주가 올린 것이다. 다른 성매매 업주가 '경찰 번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질서계 경찰 번호 확인했습니다. 010-71xx-xxxx, 010-73x-xxxx. 저장만이 살길입니다'라고 올린 글도 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은 불법 성매매 업소를 단속할 때 손님으로 가장해 전화로 예약하고 업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성매매 업주들이 이에 대비해 경찰관 휴대폰 번호를 파악해 사이트에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이트 업주 전용 게시판에만 '경찰'이나 '단속'에 대한 글이 100개 가까이, 경찰관 휴대폰 번호는 수십 개 떠 있다.

경찰로 의심이 되는 전화를 받고 바로 사이트에 글을 올려 다른 업주들에게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분당권'이라는 한 업주가 '010-39xx-1xxx 경찰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확인 부탁드립니다'라고 글을 올리자, '경찰 맞아요' '소중한 정보 감사'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 때문에 불법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여성가족부와 경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들이 경찰 전화번호를 공유하면서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업주들에게 생소한 우리들(공무원) 전화를 사용하기도 한다"며 "손님으로 가장하기보다 사전 정보를 입수해 현장을 다 파악해놓고 급습하는 등 다양한 대응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성매매 업주들은 이 사이트에서 손님(성매매 남성)들의 정보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돈 안 내고 도망간 손님은 '먹튀 블랙(블랙리스트라는 뜻)', 예약해 놓고 안 오는 손님은 '예약 펑크 블랙', 이상한 서비스를 요구했거나 이상 행동을 한 손님은 '진상 블랙' 등으로 부르며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